빅파마의 장바구니로 본 국내 바이오 투자 인사이트
2025년부터 2026년 초까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단연 ‘빅파마의 선택’이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단순한 파이프라인 보강을 넘어,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질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기술이전(L/O), 지분 투자, M&A를 단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연이어 빅파마의 장바구니에 담기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만·CNS·RNA라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트렌드를 정리하고, 실제로 빅파마의 선택을 받은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사업 구조와 투자 포인트를 하나씩 분석합니다
1. 2026년 제약·바이오 시장의 큰 흐름
1) 비만 치료제 시장: 가격보다 ‘확장성’
비만 치료제 시장은 이미 Eli Lilly와 Novo Nordisk가 양분하고 있지만, 경쟁은 이제 가격이 아닌 적응증 확장(Q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특허 만료(2031년)를 앞두고, 빅파마들은 단기 수익성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선점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다음 세 가지다.
- 비만 단독이 아닌 심혈관 질환, MASH, 골관절염 등 동반 질환 확대
- 경구제(Oral GLP-1) 및 장기 지속형 제형 개발
- 근육 감소 부작용을 보완할 차세대 모달리티(RNA 등) 도입
이 과정에서 GLP-1 단독 요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들이 빅파마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2) CNS 시장: 아직 왕좌는 비어 있다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ALS 등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은 여전히 명확한 1위 기업이 없는 영역이다. 항암이나 비만과 달리 표준 치료제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First-in-Class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핵심 키워드는 단연 **BBB 셔틀(Blood-Brain Barrier Shuttle)**이다. CNS 치료제 개발에서 BBB 투과 여부는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이며, 실제로 Novartis, Roche, Eli Lilly 등은 다수의 BBB 셔틀 기술을 중복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중복이 아니라, CNS 시장에 대한 장기 베팅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RNA 치료제: 차세대 플랫폼의 부상
RNA 치료제는 기존 항체 치료제 대비 Upstream 단계에서 질병 기전을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특히 비만과 대사 질환, CNS 영역에서 RNA 기반 치료제의 가능성이 빠르게 입증되고 있다.
GLP-1 계열 약물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인 근육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RNA 치료제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딜 규모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 빅파마가 주목한 국내 바이오 기업 분석
이제 실제로 글로벌 빅파마의 선택을 받은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2-1. 에이비엘바이오 (298380)
▶ 기업 개요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Grabody) 기술을 기반으로 항암 및 CNS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특히 BBB 셔틀 기술인 Grabody-B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핵심 파이프라인 및 경쟁력
- Grabody-B 기반 BBB 셔틀 기술
- CNS 전반 적용 가능한 확장성
-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이력
2025년 Eli Lilly와 체결한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검증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단일 파이프라인이 아닌 플랫폼 기술에 대한 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투자 포인트
- CNS 시장 내 BBB 셔틀 수요 지속 증가
- 단일 적응증이 아닌 다수 파이프라인 확장 가능성
- 추가 기술이전 및 파트너십 가능성
에이비엘바이오는 단기 이벤트보다는 중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종목이다.
2-2. 한올바이오파마 (009420)
▶ 기업 개요
한올바이오파마는 전통 제약 사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자가면역·면역질환 중심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이다. 과거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빠르게 글로벌 기술수출 전략을 정착시킨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현재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업 가치는 단기 실적보다는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 핵심 파이프라인 분석
1) 바토클리맙 (Batoclimab, HL161)
- 기전: FcRn 억제 항체
- 적응증: 중증근무력증, 갑상선안병증(TED) 등
- 글로벌 파트너: 이뮤노반트(Immunovant)
FcRn 억제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에서 이미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기전이다. 혈중 병적 자가항체를 직접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면역억제제 대비 빠른 효과와 명확한 기전이 강점이다.
바토클리맙은 임상 과정에서 용량 및 안전성 이슈가 일부 제기되었으나, 적응증별 개발 전략 수정과 데이터 재정리를 통해 여전히 Best-in-Class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2) HL036 (탄소성 안구건조증 치료제)
- 적응증: 중증 안구건조증
- 제형: 점안제
안구건조증은 환자 수 대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시장이다. HL036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직접 타깃하는 기전으로, 기존 인공눈물 대비 근본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가진다.
▶ 투자 포인트
- FcRn 계열 글로벌 시장 성장 수혜
- 글로벌 파트너사의 임상 진행 속도
- 단일 파이프라인 의존도가 점차 완화되는 구조
한올바이오파마는 단기 주가 모멘텀보다는 글로벌 임상 결과 발표 시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2-3. 한미약품 (128940)
▶ 기업 개요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R&D 중심 경영을 가장 오랫동안 유지해 온 기업이다. 자체 개발 신약뿐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형 기술수출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비만·대사 질환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하고 있다.
▶ 비만·대사 파이프라인 전략
한미약품은 단순 GLP-1 단독 요법이 아닌, 차별화된 병용 및 차세대 기전에 집중하고 있다.
- 장기 지속형 GLP-1 기반 파이프라인
- 비만 + 대사질환 동반 적응증 확장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후발 주자는 단순 복제 전략이 아닌 차별적 효능 또는 복약 편의성을 제시해야 한다. 한미약품의 전략은 이 흐름에 부합한다.
▶ 기존 사업의 안정성
- 로수젯, 아모잘탄 등 개량신약 기반 안정적 매출
- R&D 투자 여력을 뒷받침하는 현금 흐름
이는 바이오텍과 달리 한미약품이 가지는 구조적 강점으로, 임상 실패 리스크에 대한 방어력을 제공한다.
▶ 투자 포인트
- 글로벌 기술수출 재개 가능성
- 비만·대사 파이프라인의 재평가 구간
- 안정적 캐시카우 기반의 장기 투자 매력
2-4. 디앤디파마텍 (347850)
▶ 기업 개요
디앤디파마텍은 비만과 CNS를 동시에 겨냥하는 RNA 기반 신약 개발사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개의 키워드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핵심 기술 및 파이프라인
- RNA 기반 대사 질환 치료제
- 비만 및 지방간(MASH) 타깃
- CNS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
GLP-1 계열 치료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근육 감소 문제와 장기 유지 요법 영역에서 RNA 치료제의 역할이 부각되며, 디앤디파마텍의 기술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 투자 포인트
- 글로벌 RNA 치료제 딜 증가의 직접적 수혜
- 비만 치료제 병용 전략에서의 확장성
- CNS 영역으로의 파이프라인 확장 가능성
2-5. 에이프릴바이오 (397030)
▶ 기업 개요
에이프릴바이오는 항체 공학 기반의 차세대 바이오 신약 개발사로, 면역질환 및 염증성 질환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 핵심 경쟁력
- 차별화된 항체 설계 기술
- 기존 치료제 대비 안전성 개선 전략
임상 초기 단계이지만, 글로벌 빅파마가 선호하는 플랫폼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성이 주목된다.
2-6. 코오롱티슈진 (950160)
▶ 기업 개요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과거 논란 이후 긴 조정을 거쳤으나, 여전히 골관절염이라는 거대한 미충족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 투자 관점 정리
골관절염은 고령화 사회에서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영역이다. 수술 외 뚜렷한 치료 옵션이 없다는 점에서, 성공 시 시장 파급력은 매우 크다.
다만 임상 리스크가 큰 만큼,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2-7. 올릭스 (226950)
▶ 기업 개요
올릭스는 RNA 간섭(RNAi)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입니다.
RNAi는 특정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직접 차단하는 차세대 치료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상장시장: 코스닥 (226950)
- 기술분야: RNA 간섭(asiRNA, asymmetric siRNA) 치료제
- 본사: 대한민국 수원
- 사업방향: RNAi 치료제 개발 → 글로벌 기술이전(L/O) 및 파트너십 전략
올릭스는 비만·대사질환 및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목표로 다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국내외 제약사 및 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핵심 기술 플랫폼
📌 1. 비대칭 siRNA (asiRNA) 플랫폼
- 차별점: 기존 siRNA 대비 효율성 향상 + 부작용 감소가 가능한 구조적 개량형 플랫폼
- 활용: 질환 유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여 직접 치료 효과 유도
📌 2. cp-asiRNA / GalNAc-asiRNA
- cp-asiRNA: 세포 내부로 쉽게 전달되는 구조로 국소적 질환 타깃 치료에 적합
- GalNAc-asiRNA: 간(liver) 조직에 특이적으로 전달되는 플랫폼으로 대사·간질환 치료에 적용
이 같은 플랫폼 구조는 RNA 치료제가 가지는 최대 난제 중 하나인 효율적인 전달과 안정성 확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3. 마무리: 빅파마의 장바구니가 말해주는 투자 전략
글로벌 빅파마의 투자 방향은 명확하다.
- 비만: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적응증 확장
- CNS: BBB 셔틀 기반 First-in-Class 경쟁
- RNA: 차세대 플랫폼으로의 전환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이 흐름과 맞닿아 있는 기업들은 단기 이벤트보다 중장기 구조 변화의 수혜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 살펴본 기업들은 모두 빅파마의 선택을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다. 투자 판단에 앞서 각 기업의 임상 단계와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되, 글로벌 트렌드의 방향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다.
※ 본 글은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니며, 모든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출처 및 참고자료
-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빅파마의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