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공급난, 2년 이상 배송 지연…QLC 낸드 ‘조기 매진’ 현상까지

AI 서버가 바꾼 글로벌 스토리지 시장의 지형 변화

최근 글로벌 스토리지 시장에 전례 없는 공급난이 발생했습니다. AI 서버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이 심각하게 부족해지면서, 일부 제품의 납기 기간이 최대 2년 이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반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특히 QLC 낸드 기반 SSD의 수요가 급격히 늘며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 HDD 공급난, 왜 이렇게 심각한가?

AI 인프라 확장은 단순한 연산 능력뿐 아니라 대용량 데이터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 수요를 동반합니다.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늘리면서, 그동안 ‘니어라인 스토리지(nearline storage)’ 용도로 주로 쓰이던 HDD의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공급 측면입니다. HDD 시장은 현재 **Seagate(씨게이트)**와 Western Digital(웨스턴디지털) 두 업체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문형 생산(Build-to-order)’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격적인 생산 확대보다는 기술 업그레이드 중심의 점진적 증설만 진행 중입니다.

  • Seagate는 올해 설비투자를 약 5% 늘렸지만 주로 기술 개선 목적이며,
  • Western Digital은 명확한 확장 계획을 밝히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CSP들은 **2026년까지 장기 계약(Long-term contract)**을 통해 HDD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공급망의 병목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 SSD로 급선회하는 클라우드 기업들

HDD 납기 지연이 심화되자, CSP들은 차선책으로 엔터프라이즈 SSD(eSSD) 구매를 대폭 확대하고 있습니다.
비용은 여전히 HDD보다 3~4배 비싸지만,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고성능·고용량 스토리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2024년 북미 CSP들은 주로 TLC 낸드 SSD를 조달했지만, 이제는 스토리지 사양이 128TB~256TB급 QLC 낸드 SSD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QLC(Quad-Level Cell)는 한 셀에 4비트를 저장해 용량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수율과 신뢰성 문제로 공급이 제한적입니다. 예를 들어, 256TB SSD 한 개에는 2TB 다이 32개가 필요하며, 이러한 대용량 다이의 안정적 출하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특히 중국 CSP들은 2025년 2분기 들어서야 HDD 부족을 체감하며 뒤늦게 SSD로 전환을 시작했는데, 이미 공급망이 포화 상태라 64TB~128TB SSD 중심으로 대체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6년 QLC 낸드 생산 물량은 이미 전량 선구매(Pre-purchase) 된 상황입니다.


■ 낸드 가격 상승 본격화…2025년 하반기 20~40% 인상 전망

시장조사업체 CFM에 따르면, 2025년 4분기에는 엔터프라이즈 SSD 및 낸드 다이 가격이 20~40%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공급 부족뿐 아니라 제조업체들의 전략적 감산(약 10~15%) 영향도 큽니다.

  • 삼성전자 시안 낸드 공장은 V6에서 V8 낸드로 전환 중이며, 이 과정에서 상반기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습니다.
  • **키옥시아(Kioxia)**는 주요 고객사에 “재고가 없다”고 통보했고,
  • **마이크론(Micron)**은 분기 단위가 아닌 주간 단위로 가격 협상을 진행할 정도로 시장이 불안정합니다.

결국 2026년에는 서버용 SSD 비트 수요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제품군의 낸드 공급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며, IT 전반의 부품 가격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 QLC 낸드의 시대, 예상보다 빨리 온다

업계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QLC 낸드가 2028년쯤에야 주류가 될 것이라 봤습니다. 그러나 현재 추세라면, 2027년~2028년 사이에 QLC의 글로벌 비트 출하량이 TLC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최근 QLC 수율 개선고적층 기술 채택 덕분에 제조 원가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차세대 기술인 PLC(5비트 저장, Penta-Level Cell) 낸드는 한 셀당 5비트를 저장할 수 있어 이론상 더 높은 밀도를 제공하지만, 아직은 신뢰성·수명 문제로 제한적인 제품만 나올 전망입니다. 일부 제조사는 2027~2028년경 부분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 전망: “HDD·SSD·DRAM, 3대 스토리지 모두 공급난 지속”

실리콘모션(Silicon Motion)의 월러스 코우 CEO는 “현재 HDD, 낸드 플래시, D램이 동시에 공급 부족 상태에 놓였다”며 “가격 상승세는 적어도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특히 QLC 낸드 공급 확대가 향후 산업 안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 서버뿐 아니라 스마트폰, 자동차, IoT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종합 정리

구분 주요 내용
HDD 납기 최대 2년 지연, 공급 병목 심화
CSP 동향 북미·중국 CSP 모두 SSD로 전환 가속
QLC 낸드 2026년 생산량 조기 매진, 2027~28년 TLC 추월 예상
가격 전망 2025년 4분기 SSD 가격 20~40% 상승
산업 영향 서버·스마트폰 전반에 가격 상승 압력
기술 트렌드 QLC 수율 개선, PLC 부분 상용화(2027~28년 예상)

📈 결론

AI 서버의 확장은 단순히 반도체 수요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스토리지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HDD 중심이던 데이터센터 시장이 SSD, 특히 QLC 낸드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2~3년간 스토리지 산업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압박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QLC·PLC 등 고밀도 낸드 기술의 상용화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 및 출처:  Digitimes